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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종차별①] '인종주의의 확산' 경고하는 김현미 연세대학교 교수 (오마이뉴스 퍼옴)
오승은
관련링크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2003&CM…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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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 심리, 인종주의와 비슷"
[한국의 인종차별①] '인종주의의 확산' 경고하는 김현미 연세대학교 교수
14.08.11 16:23l최종 업데이트 14.08.11 18:02l곽우신(gorapakr)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 심리, 인종주의와 비슷"
[한국의 인종차별①] '인종주의의 확산' 경고하는 김현미 연세대학교 교수
14.08.11 16:23l최종 업데이트 14.08.11 18:02l곽우신(gorapakr)

오는 9월 29일, 무토마 루티에르(Mutuma Ruteere) UN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이 한국의 인종차별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땅을 밟는다. 그의 방한에 맞춰 'UN인종차별특보 방한대응 시민사회단체 공동사무국'은 오는 12일 '2014 한국 인종차별 실태 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오마이뉴스>는 한국 내에 자리잡은 인종차별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연속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다. '인종주의 확산', '미디어 속 인종주의', '예술흥행(E6)비자 이주여성 실태' 등을 주제로 전문가와 만나 해법을 찾아봤다. [편집자말] 
"동양 여자 아이들은 인종 개선이 필요하다."
"백인이 진짜 사기인종이지."
"똥송합니다."('동양인이라 죄송합니다'의 줄임말)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아래 일베)에 올라오는 표현들이다. 대한민국의 인종 차별 수위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 타 인종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비하가 인터넷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2013년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한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타 인종을 이웃으로 두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More than one in three South Koreans said they do not want a neighbor of a different race)"는 결과가 나왔다.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인종주의는 가장 나쁜 방식의, 가장 저열한 수준의 차별"이라면서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이나 적대감이 인터넷을 통해서나 일상생활의 발언을 통해서 아주 적나라하게 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가의 방치나 묵인 하에 아래로부터의 반다문화주의나 인종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며, 그 이유로 "인종차별주의를 증오 범죄로 간주하는 법과 제도의 미비"를 들었다. 김 교수는 증오나 혐오의 범죄도 처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심리와 인종주의가 비슷하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이 보상을 받으면 자신이 받을 것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갖게 되면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는 12일에 있을 '2014 한국 인종차별 실태 보고대회'에서 '인종주의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지난 6일 오후 연세대학교 위당관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의 요지다.

 
▲ 김현미 교수 연세대학교 위당관 김현미 교수 사무실에서 김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 곽우신 

"다문화 가족 지원 정책에도 인종주의적 발상 있다"

- UN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이 방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 정부나 시민사회의 인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나라는 국제 사회에서 말만 잘하고, 보고서만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화려하게 치장된 보고서에는 진보적인 내용과 약속들이 많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지, 어떻게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섬세한 정책을 펼칠 것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UN 인종차별 특별보고관 한 사람을 통해서 인종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한국 정부는 UN의 권고를 잘 듣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보고관이 제시하는 인권의 기준과 인종차별에 대한 기준을 통해 한국 사회가 개선해야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인지할 수 있다. 한국 시민사회와 초국적 기관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정치의 장이 될 것이다."

- 인종주의란 정확히 무엇인가?
"인종주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신체적인 차이를 다른 것과 연결시켜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피부색의 차이를 가지고 사람들을 위계화하고 이를 문화적 열등성과 등치시킨다. 그 사람에 대한 개입이나 차별, 통제 등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한다. 그리고 이를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믿음 혹은 신념체제를 인종주의라고 한다.

인종주의는 가장 나쁜 방식의, 그것도 가장 저열한 수준의 차별이다. 경험해보지도 않고, 구체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얼굴색만 보고 그 사람을 차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 차이 때문에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주입시킨다."

- 우리나라에서 인종주의가 나타나는 예시는 무엇이 있는가?
"대표적으로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을 들 수 있다. 이 정책에는 인종주의적 발상이 들어 있다. 다문화가족을 스스로 시민적 역량을 가질 수 없는 취약하고 열등한 계층으로 여긴다. 지원 정책은 인종이 다른 배우자를 최대한 빠르게 '한국화'시키기 위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없이 훈육하기에 급급하다.

다문화가족 아동들은 잠재적으로 한국 사회의 불안을 야기할 위협적인 존재로 취급된다. 다문화가족 출신 장병은 관심사병으로 분리되면서 이들이 혹시 군대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의심한다. 이들이 열악한 사회적 존재를 재생산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일종의 낙인이다. 진정한 배려와 지원은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시혜적 입장에서 우리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다."

 
▲ 김현미 교수 김현미 교수는 인종주의 확산을 국가가 묵인, 방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곽우신 

"세월호 특별법 반대 논리, 외국인 노동자 차별과 비슷"

- 한국에서 인종주의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왜 배가 아픈가? 기분이 좋아야 하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 것은 양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한다.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내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누가 일자리를 갖게 되면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가지고, 소비를 하고, 그 소비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봐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비슷하다. 그들이 보상을 받으면 자신이 받을 것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그들에게 한 푼이라도 보상이 더 갈까봐 분노한다. 이것은 말이 안 된다."

- 일베에서 스스로를 '조센징' '김치녀' 등으로 비하하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나?
"소수를 향한 적대감이 성차별이나 인종주의와 결합했다. 인종이나 민족에 붙어 있던 부정적 이미지들을 극대화하고 이를 욕하면서도 나를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것으로 속인다. 적대, 혐오, 증오를 표현하면서 자기비하를 통해 가해자라는 비판에서 회피하는 문화다. '나도 마찬가지로 조센징에 속해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남들을 특별히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평등한 관계 속에서 정당하게 비판하는 것처럼 속인다. 하향 평준화된 적대문화가 양산되고 있다."

- 신자유주의의 확산이 국내 인종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용산 참사부터 세월호 사태까지 보자. 국가가 시민을 보호하거나 안전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수차례 증명됐다. 신자유주의 이후에 국가의 성격이 바뀌었다. 정치지배자와 대자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됐다. 지배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확장하기 위해 권력을 잡는 존재가 됐다. 계급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이후 시민에게 양도된 정치권력을 통해, 안전을 책임지고 공평한 재분배를 담당하는 국가는 사라졌다.

국가는 돈이 많이 들고 골치가 아픈 구조적 개혁에 손을 쓰지 않게 됐다. 여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상황을 호도하고, 특정한 진실을 왜곡하고, 사소한 팩트를 과장한다.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세상에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나오는 불만과 분노가 쉽게 차별할 수 있는 약한 존재에 쏠린다. 적대를 표하고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이주자, 외국인에게 화살이 날아간다. 그렇게 인종주의가 확산된다."

공정한 중재자 없는 한국, 법과 제도 마련 '절실'

- 우리나라의 인종차별이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외국인과 선주민 사이의 공정한 중재자가 없다. 시민도, 경찰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누가 책임을 지나? 내국인끼리 폭력 범죄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야하고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외국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아무런 법도, 제도도 없다. 그러다 보니 국가의 방치나 묵인 하에 아래로부터의 반다문화주의나 인종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UN 문화 다양성 협약에 가입하면서 소수자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이나 이미지를 개선해야할 의무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다양성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제제 효과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국에서는 설사 인종주의적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런 말을 꺼내는 것을 범죄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해외와는 달리 이를 어겼을 때 제제를 가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 오히려 한국 사람이 인종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지 않나?
"영어 불완전성이나 인종적 혹은 신체적 차이 때문에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는다. 교묘하게 제도화된 인종 차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피해자의 경험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자기가 당한 피해를 가해함으로써 심리적 보상을 얻으려고 한다. 복합차별이다. 이러한 이중차별적 감정이 한국 사람에게 굉장히 팽배해 있다. 군대에서 악폐습이 되물림되는 것과 똑같다. 차별이 되물림된다. 차별을 해도 될 것 같은 사람을 발견하고, 차별을 하더라도 보복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을 인식하면 바로 그 차별을 행하는 가해자가 된다."

- 인종주의 철폐를 위해 한국 사회에 조언할 것이 있다면?
"증오와 적대를 방관하는 사회에 속한 구성원들은 증오와 적대의 희생자가 더 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은 타자에 대한 존중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귀중한 자원이다. 우리는 성장해야 한다. 존중받고 존중하는 경험을 실제로 해보아야 한다. 교육제도, 법체계, 미디어와 대중문화 등 여러 공적 자원 안에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투영되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법과 정치의 영역에서 이를 체계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더 나아가야 한다. 시민사회는 포용해야 한다.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공감 능력을 가지고 피해자를 포용해야 한다. 지배세력이 정의롭지 못한 정치를 할 때, 정책이나 제도가 사람을 배려하지 않을 때 이를 비판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거리두기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거리두기 능력 안에 타자를 수용하고 타자와 공정하게 교류할 수 있는 마음의 영역이 생긴다. 비자 기간보다 오래 체류한 미등록 이주자를 법은 추방하라고 하지만, 그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수용해야 한다."

태그:인종차별, UN특별보고관, 일간베스트, 인종주의 태그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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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29일, 무토마 루티에르(Mutuma Ruteere) UN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이 한국의 인종차별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땅을 밟는다. 그의 방한에 맞춰 'UN인종차별특보 방한대응 시민사회단체 공동사무국'은 오는 12일 '2014 한국 인종차별 실태 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오마이뉴스>는 한국 내에 자리잡은 인종차별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연속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다. '인종주의 확산', '미디어 속 인종주의', '예술흥행(E6)비자 이주여성 실태' 등을 주제로 전문가와 만나 해법을 찾아봤다. [편집자말] 
"동양 여자 아이들은 인종 개선이 필요하다."
"백인이 진짜 사기인종이지."
"똥송합니다."('동양인이라 죄송합니다'의 줄임말)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아래 일베)에 올라오는 표현들이다. 대한민국의 인종 차별 수위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 타 인종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비하가 인터넷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2013년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한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타 인종을 이웃으로 두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More than one in three South Koreans said they do not want a neighbor of a different race)"는 결과가 나왔다.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인종주의는 가장 나쁜 방식의, 가장 저열한 수준의 차별"이라면서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이나 적대감이 인터넷을 통해서나 일상생활의 발언을 통해서 아주 적나라하게 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가의 방치나 묵인 하에 아래로부터의 반다문화주의나 인종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며, 그 이유로 "인종차별주의를 증오 범죄로 간주하는 법과 제도의 미비"를 들었다. 김 교수는 증오나 혐오의 범죄도 처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심리와 인종주의가 비슷하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이 보상을 받으면 자신이 받을 것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갖게 되면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는 12일에 있을 '2014 한국 인종차별 실태 보고대회'에서 '인종주의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지난 6일 오후 연세대학교 위당관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의 요지다.

 
▲ 김현미 교수 연세대학교 위당관 김현미 교수 사무실에서 김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 곽우신 

"다문화 가족 지원 정책에도 인종주의적 발상 있다"

- UN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이 방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 정부나 시민사회의 인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나라는 국제 사회에서 말만 잘하고, 보고서만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화려하게 치장된 보고서에는 진보적인 내용과 약속들이 많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지, 어떻게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섬세한 정책을 펼칠 것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UN 인종차별 특별보고관 한 사람을 통해서 인종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한국 정부는 UN의 권고를 잘 듣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보고관이 제시하는 인권의 기준과 인종차별에 대한 기준을 통해 한국 사회가 개선해야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인지할 수 있다. 한국 시민사회와 초국적 기관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정치의 장이 될 것이다."

- 인종주의란 정확히 무엇인가?
"인종주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신체적인 차이를 다른 것과 연결시켜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피부색의 차이를 가지고 사람들을 위계화하고 이를 문화적 열등성과 등치시킨다. 그 사람에 대한 개입이나 차별, 통제 등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한다. 그리고 이를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믿음 혹은 신념체제를 인종주의라고 한다.

인종주의는 가장 나쁜 방식의, 그것도 가장 저열한 수준의 차별이다. 경험해보지도 않고, 구체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얼굴색만 보고 그 사람을 차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 차이 때문에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주입시킨다."

- 우리나라에서 인종주의가 나타나는 예시는 무엇이 있는가?
"대표적으로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을 들 수 있다. 이 정책에는 인종주의적 발상이 들어 있다. 다문화가족을 스스로 시민적 역량을 가질 수 없는 취약하고 열등한 계층으로 여긴다. 지원 정책은 인종이 다른 배우자를 최대한 빠르게 '한국화'시키기 위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 없이 훈육하기에 급급하다.

다문화가족 아동들은 잠재적으로 한국 사회의 불안을 야기할 위협적인 존재로 취급된다. 다문화가족 출신 장병은 관심사병으로 분리되면서 이들이 혹시 군대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의심한다. 이들이 열악한 사회적 존재를 재생산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일종의 낙인이다. 진정한 배려와 지원은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시혜적 입장에서 우리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다."

 
▲ 김현미 교수 김현미 교수는 인종주의 확산을 국가가 묵인, 방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곽우신 

"세월호 특별법 반대 논리, 외국인 노동자 차별과 비슷"

- 한국에서 인종주의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왜 배가 아픈가? 기분이 좋아야 하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 것은 양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한다.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내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누가 일자리를 갖게 되면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가지고, 소비를 하고, 그 소비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봐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비슷하다. 그들이 보상을 받으면 자신이 받을 것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그들에게 한 푼이라도 보상이 더 갈까봐 분노한다. 이것은 말이 안 된다."

- 일베에서 스스로를 '조센징' '김치녀' 등으로 비하하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나?
"소수를 향한 적대감이 성차별이나 인종주의와 결합했다. 인종이나 민족에 붙어 있던 부정적 이미지들을 극대화하고 이를 욕하면서도 나를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것으로 속인다. 적대, 혐오, 증오를 표현하면서 자기비하를 통해 가해자라는 비판에서 회피하는 문화다. '나도 마찬가지로 조센징에 속해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남들을 특별히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평등한 관계 속에서 정당하게 비판하는 것처럼 속인다. 하향 평준화된 적대문화가 양산되고 있다."

- 신자유주의의 확산이 국내 인종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용산 참사부터 세월호 사태까지 보자. 국가가 시민을 보호하거나 안전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수차례 증명됐다. 신자유주의 이후에 국가의 성격이 바뀌었다. 정치지배자와 대자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됐다. 지배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확장하기 위해 권력을 잡는 존재가 됐다. 계급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이후 시민에게 양도된 정치권력을 통해, 안전을 책임지고 공평한 재분배를 담당하는 국가는 사라졌다.

국가는 돈이 많이 들고 골치가 아픈 구조적 개혁에 손을 쓰지 않게 됐다. 여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상황을 호도하고, 특정한 진실을 왜곡하고, 사소한 팩트를 과장한다.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세상에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나오는 불만과 분노가 쉽게 차별할 수 있는 약한 존재에 쏠린다. 적대를 표하고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이주자, 외국인에게 화살이 날아간다. 그렇게 인종주의가 확산된다."

공정한 중재자 없는 한국, 법과 제도 마련 '절실'

- 우리나라의 인종차별이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외국인과 선주민 사이의 공정한 중재자가 없다. 시민도, 경찰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누가 책임을 지나? 내국인끼리 폭력 범죄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야하고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외국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아무런 법도, 제도도 없다. 그러다 보니 국가의 방치나 묵인 하에 아래로부터의 반다문화주의나 인종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UN 문화 다양성 협약에 가입하면서 소수자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이나 이미지를 개선해야할 의무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다양성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제제 효과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국에서는 설사 인종주의적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런 말을 꺼내는 것을 범죄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해외와는 달리 이를 어겼을 때 제제를 가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 오히려 한국 사람이 인종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지 않나?
"영어 불완전성이나 인종적 혹은 신체적 차이 때문에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는다. 교묘하게 제도화된 인종 차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피해자의 경험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자기가 당한 피해를 가해함으로써 심리적 보상을 얻으려고 한다. 복합차별이다. 이러한 이중차별적 감정이 한국 사람에게 굉장히 팽배해 있다. 군대에서 악폐습이 되물림되는 것과 똑같다. 차별이 되물림된다. 차별을 해도 될 것 같은 사람을 발견하고, 차별을 하더라도 보복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을 인식하면 바로 그 차별을 행하는 가해자가 된다."

- 인종주의 철폐를 위해 한국 사회에 조언할 것이 있다면?
"증오와 적대를 방관하는 사회에 속한 구성원들은 증오와 적대의 희생자가 더 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은 타자에 대한 존중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귀중한 자원이다. 우리는 성장해야 한다. 존중받고 존중하는 경험을 실제로 해보아야 한다. 교육제도, 법체계, 미디어와 대중문화 등 여러 공적 자원 안에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투영되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법과 정치의 영역에서 이를 체계화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더 나아가야 한다. 시민사회는 포용해야 한다.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공감 능력을 가지고 피해자를 포용해야 한다. 지배세력이 정의롭지 못한 정치를 할 때, 정책이나 제도가 사람을 배려하지 않을 때 이를 비판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거리두기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거리두기 능력 안에 타자를 수용하고 타자와 공정하게 교류할 수 있는 마음의 영역이 생긴다. 비자 기간보다 오래 체류한 미등록 이주자를 법은 추방하라고 하지만, 그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수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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