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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김현미 지음, 돌베게-서평 모음
오승은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ㅣ김현미 지음ㅣ돌베개

 

 

신자유주의 시대, 이주는 왜 발생하며, 한국의 이주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주 풍경에 대한 10년의 기록『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한국 사회의 이주의 현실과 이주자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10년간의 인터뷰를 기록하여 사회적 소수자인 이주자에 대한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고자 한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의 흐름에 따라 발생될 수 밖에 없는 이주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며 한국 내 이주자의 삶과 일, 그리고 그들의 권리가 왜 우리의 문제인 이유까지도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을 좀 더 나은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현실과 문제를 직시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에 저자가 제안하는 다문화주의는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이다. 이주자를 두 나라 간의 차이를 소개, 이식하는 문화운반자로 바라보고 그들의 생활양식과 자조 공동체의 힘을 제대로 파악하고자 한다.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면 결국 한국 노동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고 이것이 이주가 바로 우리의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족’, ‘불법 체류자’ 등 이주민들은 한국 사회가 구성한 범주 속에서 각자의 개별성은 삭제된 채 한국인의 의식 속 못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 이란 ‘평균적 이주자’로 살아간다. 저자는 이주가 ‘우리’의 인권 및 노동권과도 직결됨을 강조한다. 한국 사회는 이주가 발생 할 수 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경제 속에서 이주민에 대한 잘못 된 인식을 전환시키고 단일문화에서 다문화로 진전할 수 있는 사회 감수성은 무엇인지, 이주자와 공존 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시대, 이주는 왜 일어나고 이 땅의 이주자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주의 사회구조적 원인부터, 우리 가까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인 한국 내 이주자의 삶과 일, 그리고 이주자의 권리가 ‘우리’의 문제인 이유까지 ―경계의 목소리, 경계 너머의 상상력

이주, 전환기의 윤리 또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영토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는 이주의 현실과 문제를 점검하고, 이주자가 한국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10년간의 인터뷰를 통해 기록함으로써 우리 가까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인 이주자에 대한 적확한 이해에 도달하고자 한다.
지금 같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큰 틀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이주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며, 한국도 이주자를 지속적으로 유입할 것이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다문화 담론이 정책적으로 채택되었다고는 하지만, 한국 사회가 외국인 이주자라는 ‘타자’를 수용한 적이 있는 이주 수용 국가가 아니었음을 상기한다면, 이주자 문제를 논의하지 않고서는 전환기의 흐름에 윤리적으로 부응할 수 없을뿐더러 민주주의의 영토를 확장할 수 없다. 이 책은 이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속한 한국의 현실을 점검하고, 단일문화에서 다문화로 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이주자의 삶과 일을 정직하게 묘사함으로써 탐색한다. 이를 통해 이주 문제와 이주자 권리가 어째서 ‘우리’의 문제인지를 논구한다.

이주자 권리는 왜 ‘우리’의 문제인가
저자는 다문화주의를 처음으로 소개한 시민사회가 아닌, 중앙 정부가 이를 차용함으로써 다문화주의가 다문화 정책으로 입안되는 양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결혼이주 여성이 한국에 대거 유입되어 문화적 혼종성이라는 불안이 대두하자 이를 전통적 가부장 가족제도 내로 통합시키기 위해, 이주 여성을 한국 사회에 하루빨리 동화시키는 일을 다문화 정책으로 혼동하였다고 지적한다. 이에 저자가 제안하는 다문화주의는 이른바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다. 이는 이주자를 두 나라 간의 차이를 소개ㆍ운반ㆍ이식하는 문화적 중개자로 바라보고, 이들의 생활양식이나 자조 공동체의 힘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이주자의 생활세계와 일상의 실천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영감과 인식을 제공한다.
이주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의 흐름과 이동에 대한 작용이다. 저자는 이주자에 대한 허구적인 피해의식이 인종주의의 한 표현이며, 구조적인 문제를 은폐하기 위한 정치적 퇴행 현상이라고 본다.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방치하게 되면 ‘바닥을 치는 경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한국인 노동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주 지원 단체와 시민사회,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 지난한 싸움을 한 것은 이들의 권리가 ‘우리’의 인권 및 노동권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일언어, 단일민족 등의 신화적 순결함에 포박된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비국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주자와 공존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창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주자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의 이중성 [연합뉴스] 2014.02.20

 

 

오랫동안 취업에 실패한 한국 남성이 부탄 노동자로 위장 취업하며 일어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방가?방가!'. 2010년 개봉한 이 영화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이주노동자 문제를 정조준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풍경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다수 코믹한 상황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일하고, 한국에서 밥 먹으면 다 한국사람입니다"라는 이주 노동자의 말이 뇌리에 남는 영화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김현미 교수가 쓴 신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돌베개. 236쪽. 1만3천원)'는 한국사회의 이주 문제를 점검하고, 이주자가 한국에서 어떤 삶을 사는지 분석한 책이다. 책은 3부로 구성돼 이주의 현실과 배경 그리고 문제 극복방안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유엔은 12개월 이상 특정 국가에 체류한 사람을 '이주자'라고 분류한다. 한국은 유엔의 분류에 따라 지난 20년 동안 외국인 이주자 유입이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 중 하나로, 현재 이주자 비율은 전체 국민의 3%에 달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이주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다뤄진 적이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저자는 지난 2003년 무용수로 한국에 왔다가 성매매를 강요당한 러시아 여성들을 인터뷰하면서 이주자 연구를 처음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10년 동안 이주자들을 인터뷰하며 한국인의 '상식' 이나 '관습'에 익숙한 자신이 다른 상식과 관습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해의 장을 만들어갔다고 토로한다. 이어 주변적 존재인 이주자는 주류 한국인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아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촉구한다.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이주자의 현실은 참담 그 자체다.

한국인 남편들은 베트남 부인 집에 송금하는 것을 결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잣대로 이용하거나 자신의 자원을 외국으로 빼돌리는 아내의 배반행위로 본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불법'에 대한 비용을 긴 노동시간, 열악한 근로환경, 폭력, 인간적인 배신감 등으로 치러야 하고, 조선족은 한국과 중국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글로벌 이산민처럼 떠돈다.

설상가상으로 이주민 2세들은 한국에서의 지위를 인정하며 꿈을 조정해야 하는 슬픈 현실에 직면한다.

노동력 부족,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스스로 이주자를 필요로 하게 된 한국 사회는 이주자의 당연한 권리는 부정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주자의 삶이 아주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베트남 결혼이주자 여성과 한국인 남성은 사랑, 신뢰 등의 감정과 송금 같은 물질적 지원이 교환가치를 획득하는 초국적 호혜관계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가족 만들기에 나선다. 한국인 공장 사장은 귀국하려는 이주노동자에게 "너 가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그들 존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주자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으로 한국인들의 시각 전환을 우선으로 요구한다.

이주자가 기본 권리를 누리고 유지하는 것이 한국 국민의 권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 이들을 순종적인 노동력 제공 주체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주체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로 책은 끝을 맺는다.

경기도 가구공단 벽화에 쓰인 "외국인이 잘살면 한국인은 더 잘산다"라는 문구가 인상깊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 돌베개) [광주드림] 2014.02.21


 

이 책은 이주의 현실과 문제를 점검하고, 이주자가 한국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10년간의 인터뷰를 통해 기록함으로써 우리 가까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인 이주자에 대한 적확한 이해에 도달하고자 한다. 지금 같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큰 틀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이주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며, 한국도 이주자를 지속적으로 유입할 것이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다문화 담론이 정책적으로 채택되었다고는 하지만, 한국 사회가 외국인 이주자라는 ‘타자’를 수용한 적이 있는 이주 수용 국가가 아니었음을 상기한다면, 이주자 문제를 논의하지 않고서는 전환기의 흐름에 윤리적으로 부응할 수 없을뿐더러 민주주의의 영토를 확장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김현미 지음, 돌베개, 1만3000원) [세계일보] 2014.02.21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 들어온 이주민 대부분은 정부의 승인을 받은 계약 노동자가 아니라 관광 목적으로 들어와 취업한 미등록 이주노동자였다. 1994년부터는 3년간 일할 수 있게 한 산업연수생 제도가 도입됐다. 산업연수생은 말 그대로 노동자가 아닌 연수생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대우도 받지 못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착취 관행이 만들어진 구조적 배경이다. 국내에 들어온 이주민의 삶을 거시적 관점과 함께 개인의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이주민들의 권리 회복이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역설한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김현미 저) [제민일보] 2014.02.21

 

 
'민족 가구' 중심으로 이뤄지던 한국 사회의 인구 재생산이 불가능해지면서 해결책으로 결혼 이주여성을 받아들이게 됐다. 한국 사회 최초의 정착형 이주자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경제적 이유로 이주해 온 노동자들과 본국을 떠나 주권을 상실한 난민, 조선족 동포 등도 살아가고 있다. 책은 이주의 현실과 문제를 점검하고, 이주자가 한국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10년간의 인터뷰를 통해 기록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의 흐름에 따라 발생될 수 밖에 없는 이주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며 한국 내 이주자의 삶과 일, 그리고 그들의 권리가 왜 우리의 문제인 이유까지도 설명한다. 돌베개·1만3000원.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간다는 건… [한국일보] 2014.02.21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ㅣ김현미 지음ㆍ돌베개 발행ㆍ236쪽ㆍ1만3000원ㅣ

10년간 생생한 증언 바탕 연구- 정부의 정책 허점 등 지적… 진정한 사회 통합의 길 모색



#스물여덟 살에 미얀마를 떠나 온 탄민우씨는 어느새 마흔네 살이 됐다. 오랜 기간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일하던 그는 4년 전 난민으로 인정 받았다.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미얀마 여성과 결혼한 그는 고국의 정치 상황이 좋아지면 고향으로 돌아가 소박하게 살 생각이다.

#조선족 하영란씨는 한국으로 시집온 지 6년이 넘었다. 그는 한국말을 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줄곧 위축된 삶을 살았다. 자민족 중심주의가 강한 한국인들이 조선족 말투가 드러나면 무시하거나 또는 무조건 동정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일이 많았던 탓이다.

두 사람처럼 태어나지 않은 특정 국가에서 12개월 이상 체류하는 사람을 유엔은 '이주자'로 분류한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는 이주 송출국이었던 한국은 2000년대 들어 이주 유입국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주변에서 이 같은 이주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급기야 단일문화주의를 신봉했던 한국 사회에는 2006년 정부의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선언 등을 거치면서 '다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라는 집단적 정체성을 표방하는 한국 사회가 과연 이주자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2003년부터 이주자 연구에 매달려 온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국의 다문화주의 논의는 취약계층과 동의어처럼 쓰이는 '다문화 가족' 정책으로 환원됐고, 이들을 영구적인 주변부 계급으로 고착화하는 문화적 폭력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는 김 교수가 10년 간 만난 결혼이주 여성, 조선족 동포, 미등록 이주노동자, 난민 등의 목소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이주자 연구의 성과를 담은 책이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라는 부제 아래 이주의 현실과 배경 및 이주자의 삶의 형태를 분석하고 진정한 사회 통합의 길을 모색한다.

저자는 산업화 시기에 해외로 떠난 한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한 전형적인 '경제 이주자'이었듯 외국인의 한국 이주는 자유주의적 자본의 흐름에 대한 작용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경제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값싼 노동력을 선호하는 영세 제조업체들은 인력난을 겪으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야 했다. 세계 자본주의 질서 속에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국제적 규모의 인적 이동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한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결혼시장의 성비 불균형 등 인구학적 위기로 중국 및 동남아 여성들이 결혼 배우자로 대거 유입됐다. 결국 외국인 이주자는 한국 사회의 위기를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선택으로 동원되면서 위험하고 낙후된, 낡은 인습의 영역에 머물게 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언어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저자의 논지는 문화 간의 상호 인정과 존중이라는 다문화주의의 이상을 묘사한 마지막 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책에 따르면 한국의 다문화 담론은 이주 노동력의 통제와 관리에 목적을 둔 정책 및 제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선주민 교육이나 의식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려면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가 요구된다. 이주자 고유의 정서와 가치관에 관심을 기울이는 공존의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신자유주의가 지속되는 한 누구나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집을 떠나 이주자 신분이 될 수 있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이주자의 권리가 왜 우리의 문제일까 [경향신문] 2014.02.21

▲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 | 돌베개 | 236쪽 | 1만3000원



네팔 출신인 라이(가명)는 산업연수생제도가 실행되기 이전인 1991년 12월 한국에 온 1세대 외국인 이주노동자다. 23년 전 청년 라이는 권투선수를 꿈꿀 만큼 탐스러운 근육을 가졌고 네팔의 전통노래인 콕송을 부르는 가수가 되고도 싶었다. 한국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던 시절, 라이는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돕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안고 한국에 왔다. 당시 네팔 돈 6만5000루피(약 150만원)를 챙기며 비자와 여권을 만들어준 브로커는 경기도 부근의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종적도 없이 사라졌고 라이는 버려진 아이처럼 낯선 거리에 남았다.

오물이 뒤범벅된 돼지막사에서 하루 스물두 시간을 일하며 젊은 패기로 버티기도 했던 라이는 현재 경기도의 한 가구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22년간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살아온 그의 몸은 페인트를 벗겨내는데 쓰이는 화학물이 파고들어 병들었지만 고달픈 삶 속에서도 사랑은 싹텄고 한국에서 만난 몽골 여성과의 사이에 태어난 딸과 아들이 몽골에 살며 아빠와 함께 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주변에는 수많은 라이가 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다가가 똑같은 인격체로 이해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경제를 꾸려가는 동반자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다수 한국인의 의식 속에 이주자는 ‘못 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 머물러 있다. 2003년 이후 이주자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저자는 지난 10년간 결혼이주 여성, 경제 이주자, 조선족 동포, 미등록 이주노동자, 난민 등을 만나 그들의 삶을 담아냈다. 책의 부제는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다. 이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다문화 담론이 핵심에서 한참 벗어났다고 지적한다. 이주 국가의 불안을 관리하는 제도로 등장하면서 먼저 살고 있던 ‘선주민’ 교육이나 의식화에는 무관심했다.

최초의 정착형 이주자인 결혼이주자를 한국 가족과 사회 내에 편입시키기 위해 빠른 동화를 통한 한국화라는 목적에 얽매이다 보니 다문화주의 논의는 ‘다문화 가족’ 정책으로 환원되었고 여전히 정체돼 있다. 이 같은 정책은 다문화 가족 전체를 취약계층과 동일시하면서 영구적인 주변부 계급으로 고착화하는 문화적 폭력까지 만들어냈다.

이주 문제는 국제적 기준이 없다. 전 세계 이주자의 인권을 감시하는 국제기구도 없다. 이주자의 권리 확장은 제도나 국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주자와 선주민의 성찰과 윤리의 영역에서 이뤄진다. 저자는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의 인권과 권리 확장에 구성원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이주자의 거주권과 시민권을 보장하는 것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경험을 좀 더 통합적이고 포괄적으로 확장한다는 믿음에서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 [국제신문] 2014.02.21

 

 

결혼이주 여성, 이주 노동자, 조선족 동포, 이주 청소년은 어떻게 지내는가. 이주의 풍경을 담은 10년의 기록이 펼쳐진다. 신자유주의의 시대, 이주는 왜 일어나고 왜 사회적 소수인 이주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묻는다. 〈돌베개·1만3000원〉


 

 

 

‘한국에서 살아가기’… 이주노동자들의 꿈과 사랑 [서울신문] 2014.02.22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돌베개/236쪽/1만 3000원



안전행정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2년 현재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자들은 1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094만여명인 사실을 감안하면 약 36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 주민인 셈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20년간 갑작스럽게 일어났으며, 한국 사회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만 보더라도 기간산업에서부터 서비스 부문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생산 및 재생산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이들의 이주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봤는지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을 내놓기가 어려울 것이다.

신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이주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주의 현실과 문제점, 그들의 생활방식 등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이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속한 한국의 현실을 점검하고 단일문화에서 다문화로 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살피면서 이주자의 진정한 삶과 희망, 일 등을 정직하게 탐색한다.

예컨대 한국인 남성과 그와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이 상상하는 ‘가족’에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인 남성은 부계 가족을 구성할 일원으로 이주 여성을 바라보는 데 비해 이주 여성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이주 동기의 실현과 본국 가족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주 동기의 실현을 ‘송금과 사랑’이라는 이질적인 두 개의 키워드로 표현한다.

이 책은 이주 노동자, 결혼여성 이주자 등과 한국에 찾아온 난민도 이주자 범주에 포함하면서 이주 문제와 이주자 권리가 어째서 ‘우리’의 문제인지를 각인시킨다. 아울러 한국의 이주정책 및 제도가 이주 노동자의 통제와 권리에 그 목적이 있을 뿐 이들의 인권과 노동권에는 무관심하다고 비판한다. 또한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언어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부산일보] 2014.02.22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조선족 동포, 난민, 이주 아동과 청소년 등 이주자가 한국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10년간 인터뷰를 통해 기록했다. 이주의 현실과 문제를 점검하고 보이지 않는 존재인 이주자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돌베개/236쪽/1만 3천 원.


 

 

 

한국사회 이주자들의 고단한 삶 [한겨레] 2014.02.23

10년간 현장 취재와 만남 토대 - 차별당하는 현실과 배경 연구- '아래로부터 다문화주의' 제안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ㅣ김현미 지음ㅣ돌베개·1만3000원



'이주의 시대'다. 유엔은 2010년 현재 2억1400명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이주자로 살고 있다고 헤아렸다. 1년 미만 체류자나 미등록 이주자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가 그러하다. 1903년 하와이로 첫 해외 이주를 한 이래 '(주민) 송출국'이었던 한국은 지난 20년 새 외국인 유입이 가파르게 증가한 '이주 목적국'이 됐다.

이런 시대적, 국가적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10년 동안 경기도 가구공단부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친정집까지 찾아다니며 이주 문제를 연구해온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묻는다. 10년 현장 취재와 만남, 그를 통해 더 깊어진 고민을 모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에 담았다.

책은 이주를 '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상황으로 직시한다. 기아와 빈곤, 식민 지배를 피해 만주와 중앙아시아에 난민으로 떠돌았던 우리, 독일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돈을 벌러 떠나 한국의 가족에게 송금했던 우리, 한국의 경제와 정치에 불안을 느끼며 외국 생활을 꿈꾼 우리…. 이 모든 모습은 지금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 결혼 이주, 난민 등의 문제와 겹친다.

먹고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주자들의 세상에서 "송금이 사랑"이다. 이들이 보낸 돈으로 본국 가족이 생계를 꾸리고 그 나라 경제가 돌아간다. 이 또한 우리나라의 모습이기도 했다. 때문에 22년째 '불법 사람'으로 한국에 살고 있는 네팔인 라이는 말한다.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면 우리 아이들은 (이주노동자로) 안 나오겠죠. 다음에 한국에 오면 관광 삼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거예요. 아이들에게 아빠가 어떻게 살았고 어디서 일했는지 다 얘기해주고 싶어요."

네팔에서 그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것은 형이 보내주는 편지를 통해서다. 편지에는 그가 고생해서 번 돈의 쓰임새가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집을 지을 때 지출한 시멘트와 전기 비용, 누구에게 얼마를 빌려주고 받았는지…. 산업연수생제도조차 실행되기 이전에 한국에 온 그는 돼지우리에서 하루 22시간씩 일을 할 때도, 도장 공장에서 종일 페인트 냄새에 시달리는 요즘도 '성실한 불법 사람'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적 풍요와 현란한 소비주의를 몸으로 떠받치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우리는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들의 한국 체류를 불온하고 불법적인 행위로 규정한다. 일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의 것을 빼앗아 간다는 방식의 증오심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꾀한다. 책은 이를 '이주의 정치화 현상'이라 말한다. "신자유주의 경제질서 이후 커져가는 경제·사회적 추락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자국 내 타민족과 외국인에게 전가"하는 상황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조선족이나 아시아 이주민이 한국의 영세 제조업이나 건축 분야의 값싼 노동자가 되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선 조선족 여성들이 육아, 노인 및 환자 간호 등의 돌봄 영역으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결혼 배우자로 대거 유입됐다. 2011년 기준 미등록 체류자, 곧 불법 사람은 16만7780명이다.

결혼이주여성의 주요 출신국인 베트남의 경우 농촌 지역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대상이 돼 피폐해진 지 오래다. 정부가 지역 협동조합에 지원을 중단하면서 농민 빈곤화는 가속됐고 홍수가 나서 집이 부서져도 하소연할 공적 장치가 없다. 새벽부터 밤까지 고된 노동은 '엄마에서 딸로' 대물림되고 있었다. 외국인과의 결혼은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부상한 지 오래였다.

국제결혼은 "두 국가에 사는 자원이 빈약한 시민들이 이성애적 결합을 통해 가족을 구성하여 경제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아래로부터의 실천전략"이다. 전에는 부모의 농사일을 도왔던 딸들은 이제 '송금'을 통한 '효'를 요구받는다.

책은 조선족 동포, '합법' 이주노동자, 버마 난민, 이주 어린이·청소년의 문제도 두루 다룬다. 지은이는 연구 방식에서부터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를 강조한다. 그는 "한국의 다문화 담론이 국가에 차용되면서 정착형 이주자인 결혼이주자와 다문화 가족에 대한 담론으로 협소화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국가의 시선, 자본의 이해관계로 이주자를 바라보지 말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는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 시선으로 보자고 한다.

이주자가 우리 것을 약탈해 간다고 보는 '자민족 중심주의'는 결국 정치의 퇴행이자 인종주의라고 그는 강조한다. "이주자 운동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필수적"인 것은 결국 "우리는 모두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집을 떠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사는 일,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민중의소리] 2014.02.25

 

 

이주자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10년간의 인터뷰를 통해 기록한 책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우리 가까이 살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주자의 삶을 적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또 이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속한 한국의 현실을 고찰하면서 이주 문제와 이주자 권리가 왜 ‘우리’의 문제인지를 논구한다.

저자 김현미는 다문화주의를 처음으로 소개한 시민사회가 아닌, 중앙 정부가 이를 차용해 다문화 정책으로 입안되는 양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정부가 결혼이주 여성이 한국에 대거 유입돼 문화적 혼종성이라는 불안이 대두하자 이주 여성을 한국 사회에 하루빨리 동화시키는 일을 다문화 정책으로 혼동하였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다문화주의는 이른바 ‘아래로부터의 다문화주의’다. 이는 이주자를 두 나라 간의 문화적 중개자로 바라보고, 이들의 생활양식이나 자조 공동체의 힘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이주자에 대한 허구적인 피해의식이 인종주의의 한 표현이며, 구조적인 문제를 은폐하기 위한 정치적 퇴행 현상이라고 본다.

저자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방치하게 되면 ‘바닥을 치는 경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한국인 노동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에 사는 이주자의 삶 [씨네21] 2014.02.27

-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김현미 지음 / 돌베개 펴냄 -



단일민족으로서의 한국인이라는 개념은 그 출발부터가 수상쩍기 그지없지만 최근 들어 이전과 비할 수 없이 위태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농업이 주인 근교 혹은 지방도시를 지나다보면 애를 업은 아기엄마가 동남아에서 온 경우가 많고 또한 그만큼 많이 보이는 경우가 공장지대에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다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이 책은 한국에 사는 이주자의 삶과 일을 담은 르포르타주이자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주자를 대하는 방법의 해설서다.



 

 

 

한국의 다문화 정책은 폭력이다 [영남일보] 2014.03.01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 돌베개/ 236쪽/ 1만3천원

문화적 차이 고려 않고 무작정 취약계층 취급 - 이주자의 권리가 왜 우리의 문제인지 올바른 정책 방향

 

 

불과 3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이스라엘, 아일랜드, 이탈리아에 이어 네 번째로 자국민을 해외로 많이 송출한 나라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은 자국민을 해외로 가장 많이 송출하는 나라에서 이주 목적국으로 새롭게 부상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중국과 동남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불과 몇십 년 만에 한국이 이주자 송출국에서 이주자 유입국으로 바뀐 것은 어떤 이유일까. 경제성장과 국가 이미지의 제고, 민주화의 진전, 한국인의 활발한 대외활동 등 복합적 요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국가에 의해 주도된 ‘산업구조의 재조정’을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후반 한국은 정책적으로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했다. 당시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길 수 없거나 임금 상승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제조업체는 더 값싼 노동력을 얻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을 받아들인 것도 한국내 이주민이 증가한 큰 이유다. 가족중심인 한국은 언제부턴가 저출산과 인구고령화, 결혼시장의 성비 불균형 등으로 지속적인 가족 관계망 형성이 어려워졌다. 이처럼 인구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국사회가 이를 외부수혈로 대체하는 과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유엔은 그 나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12개월 이상 특정 국가에 체류하는 사람을 이주자(migrant)로 분류한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현재 2억1천400만명이 본국을 떠나 이주자 신세로 살고 있다. 이 수치는 전 세계 인구의 3%에 불과하지만, 이주를 감행하는 인구가 젊은 연령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임시로 출국한 후 장기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자나 단기 체류자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히 세계는 ‘이주의 시대’라 할 만큼 이주는 보편적이고 익숙한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거대한 자본주의의 그물망 아래 촘촘하게 엮여져 있는 만큼 이주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인이 겪는 공동의 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주는 세계 자본의 질서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인적 이동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현상”이라고 정의내린다.

이 책은 한국내 이주자 상황을 살펴보고, 올바른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저자의 냉철한 시각이 돋보이는 부분은 한국내 다문화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다.

2006년 4월 한국 정부는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한국 사회의 전 영역에서 ‘다문화주의’ ‘다문화사회’ 등을 무게감 있게 다루었다.

저자는 결혼이주 여성이 한국에 대거 유입되어 문화적 혼종성이라는 불안이 대두하자 정부가 이를 전통적 가부장 가족제도 내로 통합시키기 위해 이주여성을 한국사회에 하루빨리 동화시키는 일을 다문화 정책으로 혼동하였다고 비판한다. 이는 다문화가족이라는 범주 내의 차이, 계층, 문화적 자존감을 고려하기보다는 다문화 가족 전체를 취약계층과 동일시하면서 영구적인 주변부 계급으로 고착화시키는 문화적 폭력이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한국인에게 외국인 이주자는 주변적 존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변적 지위에 있어봄으로써 주류에 속한 사람이 보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아는 통찰력을 갖게 된다. 미세한 일상부터 구조적 문제까지 한국인이 보지 못한 생활세계를 언어화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주자”라며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언어를 경청하고 바르게 처우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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